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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리와 의무, 관용과 비겁함의 경계
    Click4 ThinK 2012. 11. 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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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리와 의무, 관용과 비겁함의 경계

     

    얼마전 대학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벌써 10년이 넘게 우정을 쌓고 있는 녀석들이네요. 모처럼, 정말 오랜만에 모인 8명의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간단히 한 후, 2차로 커다란 호프집으로 갔습니다. 불타는 금요일 밤 강남역 주변은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새삼 실감했네요. 어딜가도 자리가 좁거나 없거나인 곳이 대부분이었고... 결국 거대한 대형 호프집에 자리를 잡긴했는데요. 9명의 친구들이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너무나도 시끌시끌.. 최대한 조용한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지만 시끌시끌.. 그렇다고 마땅히 갈곳도 없었고, 2~3명씩 가까운 곳에 앉은 친구들끼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죠. 문제는 주문할때 발생했습니다.

     

     

      친구: "여기요~ 안주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될 꺼 같구요. 우선 맥주 500cc 9잔 주세요"

      점원: "저.. 죄송한데, 맥주 피쳐로 가져다 드리면 안될까요?"

      친구: "네? 왜요?"

      점원: "지금 손님도 너무 많구요. 한잔한잔 따르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불편하니까요.

             피쳐로 드시면 어떨까해서요."

     

     

    불금에 강남역 주변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술집이나 식당은 손님들이 넘쳐납니다. 바쁜것도 알고 있었구요. 그래도... 점원의 말이 달갑지는 않더군요. 사람많고 바쁘니까, 대강 왕창 갔다줄테니 알아서 나눠마시라는 의미로 밖에는...

     

     

      친구: "아 네~ 근데 피쳐로 갖다 주시면 저희가 따라먹기가 불편해서요.

              그냥 500cc 9잔으로 주세요"

      점원: "네.."

     

     

    순간 좀 놀랐습니다. 저는 보통 이런 경우를 접하면, 뭔가 기분이 나쁘더라도 직접 말을 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아마 제가 주문하는 입장이었다면 (거의 100%) '네 그럼 피쳐로 주세요' 라고 했을겁니다.

     

     

    과민반응일수도 있고, 오버하는 걸 수도 있지만... 점원분이 말한 내용은, 엄연히 '자신의 편의를 위해 대가를 지불할 손님의 권리를 (점원분의 편의를 위해) 침해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 정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더라구요. 물론 상황이 그런만큼 편의를 좀 봐줄 수도 있는거고, 쫀쫀하게 반응한 면도 없진 않은데요. 친구의 말에 속이 시원하다 라는 느낌이 ㅎㅎ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불합리한 일, 불편한 일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대부분의 경우, 저는 그냥 제가 손해를 보더라도 넘어가는 편이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용납하는 관용을 베풀었다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배려한 매너남, 대인배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불의를 보고도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관용을 빙자한 비겁한 사람이 되어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나만 잠깐 참으면 되니까..' 관용을 베풀수 있는 너그러운 매너남과 불의를 보고도 참는 비겁함의 경계에 대해 고민 좀 해봐야겠더라구요.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정치 및 사회현상들에 대해 욕만 하고 있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그러한 현상들에 기여했다는 의미이고, 그렇게 된데에 책임이 있다고 하더군요.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들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비겁하게(?) 묵과했다는거죠.

     

    저부터 관용과 비겁함의 경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하고, 확실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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